MCW 스포츠 관리자들이 아쉽게 여긴 바와 같이, 네덜란드는 오스트리아전에서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인해 조 3위로 간신히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으로 지듯, 인생은 기쁨도 슬픔도 하루하루 지나가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벨기에와 프랑스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네덜란드는 16강에서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루마니아를 만날 수 있었다. 해당 대진표에서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두 전통 강호만이 남아 있었고, 그중 이탈리아는 이미 스위스에게 일찌감치 탈락했다.
MCW 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루마니아전에서 네덜란드의 로널트 코만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사용한 주전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했다. 루마니아의 초반 공세를 잘 막아낸 후, 오렌지 군단은 본연의 실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반 20분, 각포가 특유의 드리블로 내측으로 파고든 후 정확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루마니아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골은 네덜란드가 유로 본선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가장 빠른 득점일 뿐만 아니라, 2008년 이후 첫 토너먼트 득점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시즌 리버풀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던 각포는 국가대표팀에서는 구세주가 되었다.
이 득점은 그가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첫 골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총 3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각포가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놀라운 활약을 펼친다는 것이다. 최근 두 대회에서 그는 총 6골을 기록했고, 이는 같은 기간 유럽 선수 중 음바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각포가 대표팀에서 넣은 12골 중 절반이 메이저 대회에서 나온 골이라는 점이다.
후반전 들어 네덜란드는 여러 차례 기회를 놓치며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경기 막판 또다시 각포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날카로운 돌파 후 침착한 크로스를 올렸고, 말런이 이를 마무리하며 자신의 메이저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이어진 추가시간, 말런은 수비를 무너뜨리며 쐐기골까지 넣었다. 초반 조별리그에서의 불안한 경기력과는 달리, 이날의 네덜란드는 확실히 강팀다운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경기를 주도했고, 결국 당당히 8강에 안착했다.
꿈은 풍선 같고 현실은 납덩이 같다는 말처럼, 네덜란드는 유로 대회에서 매번 현실의 벽에 부딪혀왔다. 2008년 이후 무려 16년 만에 유로 8강에 오른 셈인데, 당시에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곧바로 8강이었기에, 지금의 의미는 훨씬 크다.
만약 토너먼트에서의 승리를 기준으로 본다면, 네덜란드가 마지막으로 유로 토너먼트에서 승리한 것은 무려 20년 전인 2004년이다. 당시 스웨덴을 승부차기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직전 대회에서는 체코에 패해 탈락했고, 2016년 대회에는 아예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12년에는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했으며, 2008년에는 조 1위로 올라간 뒤 곧바로 러시아에 패해 짐을 쌌다.
이처럼 MCW 스포츠 관리자들이 지적하듯, 네덜란드의 최근 유로 대회 여정은 유난히 쓴맛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 유로 2024에서는 오렌지 군단이 더 멀리, 더 강하게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